[역자 서문]

해부생리학 책을 제작하면서 아주 오래 전 인체 몸을 처음 열었던 날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복잡한 해부학적 구조를 목격하면서 다양한 생리적 기능을 원활히 수행하기 위해 인체가 이렇게 정교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매우 놀랐습니다.  

인체의 이런 해부학적 형태가 우리가 쉽게 추측할 수 없는 오랜 기간에 걸친 진화의 결과라고는 하지만  

이렇게 정밀한 구조가 만들어진 것이 단순한 진화의 산물이기보다 어떤 절대적 소이에 의해 진행된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도 잠시 머물렀습니다.  

그리고 정교한 해부학적 구조와 그에 의한 생리적 기능에 의해 운영되는 생명 현상의 경이로움을 새삼 감탄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의 몸은 매우 소중한 생명체입니다.  

그러나 아직 우리 몸의 모든 작용이 다 밝혀진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인체에서 매일 계속되고 있는 신비로운 생명 현상의 작은 부분만을 알고 있을 뿐입니다.  

감추어져 있는 생명 현상에서 비밀을 밝혀내서 좀 더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누리기 위한 사람들의 오랜 꿈의 실현을 위해 많은 의료인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소중한 생명을 돌보는 의료의 전반에 해부생리학은 항상 함께해야 합니다.  

해부생리학은 오랜 과거에서부터 미래로 이어주는 의료의 길이며 모든 의료인에게 동반자입니다. 

해부생리학이 단순히 인체의 구조와 기능을 알려줄 뿐 아니라 실제로 임상에서 사용하는 많은 의료 관련 용어와 지식에 대한 통찰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해부생리학은 새로운 의료의 디자인에도 충분한 바탕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최근 우리나라는 의학용어의 혼란기에 있습니다.  

이전의 한자 말로 된 용어 대신 쉬운 우리말 용어의 제정이 시도되고 있으나 일정한 기준이 없고 전문가의 의견일치도 없는 상황입니다.  

이 책에서는 2020년 대한의사협회에서 펴낸 의학용어집 제6판의 용어를 채택했습니다.   

멋진 미래 의료를 꿈꾸는 모든 분에게 해부생리학이 좋은 친구가 되기를 바랍니다. 

2022년 2월 

역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