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자의 글

 나는 대학에서 체육을 전공하였다. 고등학교 때 육상에 입문하여 대학시절 허들선수로 전국체전에 참가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배경 때문인지 대학원에 진학해서도 공부는 자연스럽게 운동생리학과 경기력 향상을 위한 과학적 트레이닝에 중점을 두었다. 그러나 ACSM과의 운명적인 만남은 나를 임상운동학이라는 새로운 세계로 이끌었고 그 이후 이 분야는 나의 화두가 되었다.

 그러나 임상운동학을 접하고 보니 그 동안 익힌 운동생리학의 지식은 물 위에 뜬 빙산의 일부에 지나지 않았고 더 많은 의학적 지식의 토대가 수면 아래버티고 있었다. 그중에 심전도는 가장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 분야로서 내가 그동안 공부한 운동학이 심전도와 접목될 줄이야 어찌 알았겠는가!

 여하튼 새롭게 시작한 심전도 공부는 거의 독학을 해야 하는 상황인지라 고달프기 짝이 없었다. 그래도 교재는 필요하기에 이리저리 찾다가 이 책을 발견하였는데 간결한 내용이 우선 마음의 부담을 줄여주었고 수록된 실제 심전도 파형과 상세한 판독 해설은 나와 같은 문외한이 심전도를 알아가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내친김에 추진한 미국에서의 심장재활 공부는 소중한 임상 경험과 함께 여러 전문가들로부터 심전도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었으며 이 책을 통해 얻은 사전 기초 지식이 그 당시 적잖은 도움을 주었다. 돌아와서도 학생들과 같이 이 책의 내용을 중심으로 공부를 하면서 번역의 필요성은 느꼈지만 여러 가지 이유에서 오랜 기간 실행에 옮길 엄두를 내지 못하였다. 그러나 최근 ACSM의 국내 연수가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비로소 이 책을 번역하기로 마음먹었다.

 일천한 지식으로 용감하게 시도는 하였지만 과연 바르게 번역이 되었는지, 혹여 독자가 이해하는 데 오히려 장애가 되지는 않은지 염려스럽다. 하지만 독자 제현께서 애정 어린 질책과 가르침을 주신다면 이를 절차탁마의 계기로 삼고자 한다.

 심전도는 분명 심장전문의가 행하는 의료적 진단 방법이지만, 미국의 경우 심장재활이나 호흡기재활 프로그램에서 일하는 임상운동전문가에게도 상당한 수준의 심전도 판독 능력이 요구되기도 한다. 우리나라도 머지 않아 임상운동이 눈부시게 발전하기를 기대하면서 이를 대비하여 ACSM CEP와 같은 임상운동 전문가를 지향하는 분들에게 이 번역서가 미력하나마 도움을 줄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이 책을 완성하기까지 많은 지지와 지원을 아끼지 않은 범문에듀케이션의 이재선 부장님, 윤희영 차장님 그리고 성실하게 원고 정리를 도와준 제자 윤예람, 조다운 양에게 깊은 감사의 뜻을 전한다.

2016년 초여름, 상당산성이 보이는 연구실에서

주 기 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