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두기

 책은 실제 진행했던 강의 순서에 따라 상지부터 하지까지, 근위부에서 원위부로 진행됩니다. 실제 강의에서와 동일한 방법으로 질병의 이름이나 원인, 진단, 치료 등의 계통 순서로 진행하지 않고 먼저 사진을 제시하고 질문을 던져 생각해 볼 시간을 가진 다음 풀이하는 식으로 구성했습니다. 원인이 강조되는 질환에서는 원인을, 진단이 중요한 부분에서는 진단을 보다 자세히 다루는 등, 엄격한 규칙없이 중요한 내용을 중심으로 다루었습니다.

 질문 형식으로 구성하기 힘든 것은 굳이 형식에 맞추기보다는 그냥 설명으로 배치했습니다. 더 중요하거나 더 흔한 병, 관심을 끌 만한 것, 단순한 사항을 먼저 배치하고, 정형외과 의사 사이에서도 이견이 있는 사항은 후반부에 소개했습니다. 가급적 사진과 그림으로 설명하려 했으나, 동영상이 꼭 필요하다 여겨지는 것에 대해서는 동영상 자료를 보실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가끔은 그리 흔치 않은 병들도 사진을 넣고 소개한 것도 있습니다. 이런 것들은 주로, 병을 이해하기에 도움이 되면서 사진만 보면 딱 진단이 되는 것들인 경우가 많습니다. 흔하지 않더라도 바로 진단되는 것들은 사진이라도 한 번 봐 두면 기억이 나기 쉽기 때문입니다. 또 사진상 분명한 것을 간과한다면 안타까운 일이기 때문에 알아 두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마치 Chest PA에 분명히 보이는 것은 내과 의사가 아니더라도 알면 좋은 것처럼 너무 분명히 보이는 것은 모르고 지나친다면 의사로서 자존심 상하는 것이죠.

 제목을 다는 것이 매우 어려웠습니다. 주제목인 질병명과 함께 대표적인 증상과 임상양상을 부제목으로 표현하려고 했는데, 어떤 말을 넣어야 혼란없이 가장 짧게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하였지만 여전히 부족합니다. 오히려 혼선을 주거나 선입견을 줄 수도 있다는 걱정이 앞섭니다. 너무 비중있게 생각하지 마시고, 호기심 유발 정도로 생각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일차 진료에서 볼 수 없는 내용은 과감히 삭제했고, 또 볼 가능성은 적으나 꼭 알아야 할 것들은 다루면서 왜 중요한지 설명을 달았습니다. 예를 들어 대퇴 경부 골절에 대해 설명하는 장에서 아예 뚜렷한 골절보다는 골절인지 아닌지 애매한 상황을 염두에 두었는데, 분명한 골절인 경우에는 가정의학과에 방문할 일도 적을 뿐더러 사진상 표시가 나게 되므로 오히려 애매한 사례를 설명하고 감별점을 제시하고자 했습니다.

 뒷부분에는 차례대로 색인을 넣어 질병명으로 다시 찾아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용어는 통일된 의학용어보다는 실제 많이 사용되는 용어와 공용되는 용어(영어이거나 때로는 한자어)를 병기해 실제임상 이용에 어려움이 없게 하였습니다. 예를 들면 자뼈(척골, ulnar) 같은 경우, 현 의대생들은 알 수 있을지 모르지만, 실제 임상가들은 ‘자뼈'라는 용어를 잘 알지 못하는데 이 용어가 표준으로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이 책에서는 처음 등장할 때는 가급적 여러 단어를 동시에 설명할 것이나 이후에는 주관적으로 필자가 자주 사용하는 말(아마도 임상에서 가장 흔히 사용하는 말)로 적도록 하겠습니다.

 대한 정형외과 사이버 학회 공식 카페(정형외과 의사들의 공부방 http://cafe.naver.com/koreacyberos)는 무료로 운영되면서 정형외과 질환에 관한 기초적인 지식(해부학, 골절학, 병리학)과 의사로서 필요한 것들(엔드노트 사용법, 논문 쓰기, 의학 통계, 의학 영어)을 다루는 곳입니다. 제가 주로 관리하고 있는데 관심 있는 분은 가입해 공부를 계속하는 것도 좋겠습니다. 2009년 4월부터 올라온 자료라 꽤 많은 내용이 있습니다.

 일차진료의를 위한 정형외과(http://cafe.naver.com/os4primarycare)는 이 책의 독자를 위해 만든 카페로 책 내용에 대한 독자들 간의 토론, 오탈자에 대한 신고, 개정판에 다루면 좋을 내용 건의 등에 할애되는 공간입니다. 또한 책으로 전할 수 없었던 내용을 동영상으로 전달하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실제 환자와의 임상경험이 담긴 동영상이 계통적으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쉬운 정형외과(http://cafe.naver.com/easy2know)는 2004년 9월부터 시작된 일반인을 위한, 정형외과 카페로 질환별 질문과 답변이 정리돼 있습니다. 초기에는 질문에 답변을 달다가 지금은 너무 힘들어 저도 거의 답변하지 못하고 있긴 하나, 나름대로 계통적으로 정리하고자 애쓴 곳입니다. 어쩌면 이 책의 전신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또한 ‘쉬운 정형외과'를 통해서 이 땅의 연구자들이 창조적인 연구에 몰입할 수 있도록 엔드노트 사용법, Zotero 사용법, 엑셀을 이용한 통계학, 각종 소프트웨어 다루는 법 등을 모아 두었습니다.

 책을 낸지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 대한가정의학회의 학술대회에 초청되어 강의할 수 있는 영광을 받았습니다. 이렇게 많은 다른 과 선생님들 앞에서 강의를 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안타깝게도 짧은 시간으로 준비된 강의의 5분의 1도 못했지만 많은 분들의 격려와 관심을 받는 유쾌한 경험이었습니다.

 책으로 전달하기 힘든 내용을 직접대면하여 나누는 것은 아주 유쾌하면서 특별한 경험이며 더 많은 시간이 있기를 바라지만 시간 장소의 제약으로 자주 가지기 힘든 면이 있습니다.